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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취미

인센스 홀더를 만들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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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부모님 손을 잡고 절에 간 적이 있었다. 혈기왕성하고 에너지를 주체 못 하고 뛰어놀던 때였음에도 절이라는 공간은 차분함을 알게 해 주었고 법당 안에서 피우던 향내가 왜 그렇게 좋던지..

지금에서는 추억으로 기억이 왜곡되었을 수도 있지만 그때의 그 느낌이 몸에 남아 향 비슷한 냄새라면 마음이 안정되는 몸이 되었다. 그게 여름철 모기 퇴치용 모기향 까지도 말이다.

 향은 슬픔, 짜증, 피로함 등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용도로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가 하면,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기분을 좋게 해 주는 능력까지 있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라고도 한다.  이 글을 쓰기 전 복잡하고 우중충 하던 기분도 나아지는 걸 보면 나에게는 확실히 믿을 만 한정보다. 

효리네 민박에서 이효리 님이 향을 피우는 모습이 나온 이후 생소하던 인센스 스틱이 엄청나게 부흥했다고 들었다. 덕분에 나도 이렇게 피우고 마음을 달래고 있으니 이효리 님 에게는 감사의 인사를..

 

인센스 향의 매력에 빠져 관심을 보이는 모습에 여자 친구가 입문자용 이라며 인센스 홀더를 선물해 주었다.

인센스 홀더는 직접 만들어 쓰기도 한다는 말에 관심이 생겨 알아보니 여러 사람들이 다양한 재료로 만드는 모습에 평소 무언가 만들고 조립하는 걸 좋아하던 내게 굉장한 자극이 되었다. 향을 피우고 마음이 안정되는 인센스 홀더 만들기에 집중할 수 있다니 생각만으로도 즐거워지는걸.

 

기왕 만드는 거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친숙함보다는 전공을 살려서 특별하게 만들고 싶었다. 레이저 가공과 선반 가공을 사용한 것, 재료는 철이다. 튼튼한 쇠가 좋겠어..

 

가공을 마친 자재들로 가조립을 해보고 문제없음을 확인하고 도장까지 했다. 투박한 쇠 느낌 그대로도 좋지만 이건 완성되면 선물로 보낼 녀석이니까 완성도를 높여야지.

 

하단엔 불연 섬유를 깔아주고 혹시라도 하는 마음에 철망도 깔아줘 봤다. 열 전도가 잘되는 쇠가 인센스랑 같이 붉게 변해 고문 도구로 변신할 수도 있을까 걱정했는데 테스트해보니 차갑더라, 다행히도

 

철 망이 너무 촘촘해서 인센스 스틱이 타오르질 않는 문제가 생겨서 급한 대로 캠핑용 석쇠를 잘라 넣었다. 완성된 모습을 보니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했던 제작 판매 이야기가 진짜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다. 

올리브색 인센스 홀더는 안에 향을 피워낼 때 나무 재질 홀더의 오크색 체리색 과는 또 다른 감성을 줄테지 라는 상상을 하며, 홀더는 고이 포장을 하고 블로그에 포스팅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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